줄거리
영화는 한 중년 부부가 자동차를 타고 한적한 별장으로 떠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제럴드와 제시. 한동안 사이가 소원했던 부부는 이번 여행을 통해서 다시 좋은 부부사이로 돌아가려 기대를 합니다. 제럴드는 발기부전의 문제가 있었고 제시는 이를 모른척하며 외면해 왔습니다. 문제는 제럴드가 가학적이고 비정상적인 잠자리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제럴드는 비아그라 약을 2알 먹고 준비해 온 수갑을 꺼냅니다. 아내 제시는 기분이 상했지만 마지못해 허락합니다. 점점 더 불편해진 제시는 제럴드에게 화를 내고 말싸움으로 번져가던 그 순간. 영화시작 15분 만에 남편 제럴드는 심장마비로 죽습니다. 맙소사, 제럴드와 제시가 머무르는 별장은 말 그대로 한적한 외곽이고 둘은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제 원작 소설가와 감독의 주특기인 스릴러 이야기가 진행되려나 하고 기대했습니다. ) 제시는 양손이 수갑에 묶인 상태이고 열쇠는 너무 멀고, 제럴드는 이미 사망했습니다. 문이 열려있어서 굶주린 들개가 들어와 남편의 시신을 뜯어먹는 상황입니다.
영화는 중반부로 넘어갑니다. 탈수상태가 된 제시는 어릴적 트라우마를 떠올립니다. 개기 일식이 있던 날, 모두들 외출했지만 제시는 자신을 마우스라고 부르는 아빠의 무릎 위에서 끔찍한 경험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환영, 환상을 보기 시작합니다. 죽은 남편 제럴드가 일어나 부정적이고 비꼬는 말을 걸기 시작하고, 또 다른 제시가 나타나 현실적이고 희망을 가지도록 자신을 위로합니다. 그리고 제시에게 자신을 직시하라고 도와줍니다. 남편 제럴드와 어릴 적 아빠는 비슷한 존재라는 걸 알려줍니다. 변호사였던 아빠와 제시를 물건취급하는 남편, 제시는 자신이 어릴 적 끔찍했고 가학적이었던 상처에 자신이 아직 갇혀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밤이 되고 검은 그림자의 문라이트 (죽음의 사신) 를 발견하고 환영이라고 생각하며 이겨내려 합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피자국 위에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어릴 적 상처받은 자신을 마주한 제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릴 적 기억, 정신적인 고통, 그리고 지금의 육체적인 고통인 수갑으로부터 벗어나려 합니다. 유리컵을 깨고 상처를 낸 뒤 흐르는 피를 이용해서 마침내 벗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돌아가는 차에서 문라이트를 다시 마주하고, 그가 마우스 라고 뒷자리에서 말하는 순간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그 기억은 사고로 인한 기억상실로 사라지게 되고, 제시는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받습니다.
결말 부분입니다.
차사고 6개월뒤, 지하 묘지 도둑이 붙잡혔습니다. 사회면 1면에 레이먼드 앤드루 주베르의 얼굴을 본 제시는 별장에서 문라이트라 생각해서 결혼반지를 준 사람이 같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됩니다. 이 도둑은 , 지난 5년간 최소 15명, 주로 남자의 시체만 훼손해서 가져가는 도둑입니다. 이 도둑의 외모가 너무나 특이한데,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겨 손, 발, 얼굴이 계속 커지는 병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법정에서 마주친 그 도둑을 마주친 제시는 어릴 적 아빠를 떠올리고, 당신은 내 기억보다 무척 작네요 라는 말을 남깁니다. 이로써 제시는 자신이 그동안 싸워왔던 트라우마를 모두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소설가 스티븐 킹
이 영화는 스티븐 킹의 1992년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원작자의 스타일처럼, 영화 15분 만에 남편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빠르고 강한 진행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초,중반은 주인공 제시의 절망과 탈출에 초점을 둔 스릴러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중, 후반부로 갈수록 제시옆에는 스스로가 만들어 낸 환영, 환상들이 있었고 결국 제시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스스로 풀어냅니다. 작가의 다른 소설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쇼생크 탈출, 샤이닝, 캐리, 그린 마일, 미저리, 그것, 스탠 바이 미, 돌로레스 클레이본 등 등 이 그러합니다. 명작이고 아주 익숙한 제목들입니다. 덧붙이자면, 원작자 스티븐 킹은 약 60여 편의 장편소설과, 200편 이상의 단편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그중, 영화로 제작된 것만 68편, 단편이나 미니시리즈로 제작된 것은 31편이 넘습니다. 놀랍습니다!
감독
연출을 맡은 마이크 플리너건 감독은 넷플릭스에서 이미 유명한 감독입니다. 다양한 오리지널 공포물 시리즈를 연출해 왔습니다.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 특유의 주인공의 심리 묘사,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는 연출이 특히 이 작품에서 돋보입니다.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다른 작품으로는 힐 하우스의 유령, 닥터 슬립 (스티븐 킹의 소설을 역시 영화화했습니다), 오큘러스, 허쉬, 깨기 전에 와 같은 영화 등이 있고, Manor의 유령, 자정 미사와 같은 TV시리즈 물들도 있습니다.
누구라도 자신의 트라우마를 똑바로 바라보고 이겨내는 것은 고통스럽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쩌면 남에게 얘기하지 못하는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시는 고통스러운 자신의 과거를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직시하고 결국 이겨냅니다. 어린 제시가 성장하는 동안, 내가 엄마와 같이 개기 일식을 보러 나갔더라면, 내가 짧은 치마를 안 입었더라면, 내가 내가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 속에서 자책하며 살아왔을지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네 잘못이 아니란다. 일어나면 안 되는 나쁜 일이 사고로 일어난 거란다. 어린 제시에게 담담하게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단순 스릴러가 아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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